굶으면 예수를 만날 수 있다고 믿은 케냐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집단 아사했다.
데일리네이션 등 현지 매체는 24일(현지시간) 경찰이 동부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기쁜소식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이날까지 시신 65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진 8명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모두 73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해당 교회 목사인 매켄지 은텡게는 신도들에게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권유했다. 이 말을 들은 신도들은 교회 인근에서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개월 동안 금식과 기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긴 주민과 인권단체 제보에 따라 목사의 사유지를 급습했다. 이곳에서 이미 숨진 4명과 굶고 있던 15명이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신도들을 스스로 죽음에 이르도록 사주한 혐의로 은텡게 목사를 체포했다. 이후 지난 21일부터 교회 인근 숲에 흩어진 수십 개의 흙무덤을 발굴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자페트 코오메 케냐 경찰청장은 은텡게가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800에이커(약 323만7000㎡) 규모의 숲을 수색해 현재까지 금식 기도 중인 29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일부 신도가 숲속 깊은 곳에 은신하며 금식 중이며 일부 구조된 신도들도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금식기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텡게 목사는 앞서 지난달 부모를 시켜 아동 2명을 집안에 가둬 굶어 죽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나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경찰은 다음 달 2일 법정 심리를 앞둔 그가 현재 구금 상태에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주동자인 은텡게에 대해 ‘기이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테러리스트에 비유하면서 “(그는) 감옥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