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명물 뽕뽕다리 재탄생…관광명소 자리매김

입력 2023-04-25 09:42 수정 2023-04-25 10:02

1970년대 광주천을 건널 때마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다리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던 일명 ‘뽕뽕다리’가 재탄생했다. 공사장에 흔한 구멍 뚫린 철판(안전 발판)을 바닥에 잇대 만든 교량이 50여년 만에 광주 도심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광주 서구는 “발산마을과 임동 방직공장을 잇는 뽕뽕다리가 완공됐다”고 25일 밝혔다. 천변좌로 130번길 2-3 광주천 징검다리 상공에 들어선 이 다리는 1970~80년대까지 광주의 명물로 통했다.

바닥에 깔린 철판에 동그란 구멍이 숭숭 뚫려 젊은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는 도저히 건널 수 없었다. 방직산업이 호황을 이룬 1970년~80년대 임동 방직공장 근로자와 인근에 사는 시민들이 수시로 건너다녔다.

하지만 1973년 광주천에 발산대교가 세워지면서 이용자가 예전보다 뜸해졌고 1975년 대홍수 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폭우로 불어난 물살에 유실된 것이다.

서구는 추억과 애환이 서린 뽕뽕다리를 부활시켜달라는 지역민들의 건의가 이어지자 ‘청춘 발산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다리 재건립 공사에 착수했다. 광주의 대표적 달동네인 발산마을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면서 예술인과 지역민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

옛 뽕뽕다리의 형상과 감성을 되살린 길이 65m, 폭 5m의 새 다리는 2021년 8월 착공 이후 현대적 디자인을 입힌 인도교로 완공됐다. 중앙부에는 휴게 문화공간이 마련됐고 임동 천변도로와 연결되는 전망대도 갖췄다. 야간 경관조명도 설치했다.

2년여간 진행된 공사에는 광주시 예산 8억원과 구비 6억5000만원 등 26억5000여만원이 투입됐다.

서구는 원활한 배수를 위한 배관 등을 최종 점검한 뒤 다음 달 11일 개통식을 열고 광주시민들에게 뽕뽕다리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서구는 옛 안전발판을 교량 바닥과 캐노피 벽면에 재현해 다리 아래 광주천에 비친 교량 모습을 보면 옛 뽕뽕다리가 연상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명품 다리가 되도록 추억과 고유 기능을 조화롭게 반영했다는 것이다.

서구 관계자는 “시민들의 품으로 50여년 만에 돌아온 새 뽕뽕다리가 양3동 발산마을과 임동 방직공장 부지를 연결하는 도심의 랜드마크이자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