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주차장서 사라진 외제차…범인은 같은 건물 ‘이웃’

입력 2023-04-25 08:45 수정 2023-04-25 09:58
집 주차장서 차량 도난. YTN 보도화면 캡처

차주가 여행을 간 사이에 주차장에 세워뒀던 외제차를 이웃주민이 훔쳐간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 세워뒀던 A씨의 외제차가 지난 17일 도난당했는데, 범인을 찾고 보니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주민이었다고 25일 YT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여행을 다녀온 뒤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관리사무소에서 CCTV를 확인한 결과, 같은 건물에 사는 40대 남성 B씨가 이틀 전 차량에 접근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집 주차장서 차량 도난. YTN 보도화면 캡처

CCTV 영상에는 B씨가 자연스럽게 외제차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건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차주 A씨는 “어차피 집이어서 안심하고 차에 키를 놔두고 갔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직접 B씨를 찾아갔더니 B씨는 “차가 며칠째 그대로 서 있어서 호기심에 접근했는데 차 문도 열리길래 다른 마음을 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B씨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브로커에게 이미 차를 팔아넘겨 1200만원을 챙긴 상태였다는 것이다. 업자가 보낸 탁송 기사가 차를 가져가는 모습도 주차장 CCTV에 포착됐다.

집 주차장서 차량 도난. YTN 보도화면 캡처

차주 A씨는 업자에게도 연락해봤으나 업자는 “GPS 제거 작업까지 마쳤으니 차를 돌려받고 싶으면 2000만원을 달라”고 되레 요구한 뒤 연락을 끊었다. A씨는 “당황스럽다. 대한민국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게 안 믿긴다”고 황당해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한 뒤 직접 불러 범행 동기를 조사했다. 또 브로커와 업자가 도난 차량인 것을 알면서도 차를 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