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가 여행을 간 사이에 주차장에 세워뒀던 외제차를 이웃주민이 훔쳐간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 세워뒀던 A씨의 외제차가 지난 17일 도난당했는데, 범인을 찾고 보니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주민이었다고 25일 YTN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여행을 다녀온 뒤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관리사무소에서 CCTV를 확인한 결과, 같은 건물에 사는 40대 남성 B씨가 이틀 전 차량에 접근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B씨가 자연스럽게 외제차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건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차주 A씨는 “어차피 집이어서 안심하고 차에 키를 놔두고 갔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직접 B씨를 찾아갔더니 B씨는 “차가 며칠째 그대로 서 있어서 호기심에 접근했는데 차 문도 열리길래 다른 마음을 먹게 됐다”고 털어놨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B씨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브로커에게 이미 차를 팔아넘겨 1200만원을 챙긴 상태였다는 것이다. 업자가 보낸 탁송 기사가 차를 가져가는 모습도 주차장 CCTV에 포착됐다.
차주 A씨는 업자에게도 연락해봤으나 업자는 “GPS 제거 작업까지 마쳤으니 차를 돌려받고 싶으면 2000만원을 달라”고 되레 요구한 뒤 연락을 끊었다. A씨는 “당황스럽다. 대한민국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게 안 믿긴다”고 황당해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한 뒤 직접 불러 범행 동기를 조사했다. 또 브로커와 업자가 도난 차량인 것을 알면서도 차를 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