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신고’ 유튜버의 두 얼굴?…‘영상 빌미 뒷돈’ 혐의

입력 2023-04-25 07:27 수정 2023-04-25 09:51
유튜브 생중계 도중 경찰 압수수색 당한 유튜버 영상의 한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마약사범 의심 인물을 신고하고 검거 과정을 생중계해 유명해진 유튜버가 영상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마약사범들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유튜버 20대 A씨를 공갈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마약사범 3명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검거 과정이 담긴 영상을 게시하겠다”고 협박해 실제 1명으로부터 200만원가량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조력자들과 SNS 등을 통해 마약사범 의심 인물을 찾으면 투약을 권유하며 약속을 잡은 뒤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경찰에 넘겼다. 공익 신고자로도 알려진 그는 검거 과정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 왔는데 해당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언론 인터뷰에 출연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생중계 도중 경찰 압수수색 당한 유튜버 영상의 한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경찰은 “A씨가 검거 영상을 올리기 전 마약사범을 상대로 돈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첩보를 최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23일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노상에서 유튜브 생방송 중이던 A씨로부터 관련 전자기록 등을 확보했다. 당시 화면에 압수수색영장이 보이며 방송이 끊겨 시청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기도 했다.

A씨는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건네받은 것일 뿐 영상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