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빌라왕’까지…전세사기에 공인중개사 300명 가담

입력 2023-04-25 07:04 수정 2023-04-25 10:03
구리시 '빌라왕' 전세사기. KBS 보도화면 캡처

경기도 구리시 등 수도권 일대 900여채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두고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공인중개사 300여명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구리경찰서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A씨와 부동산 중개업자 등 20여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오피스텔 전세 만기를 앞둔 시점에 집이 압류당한 걸 알게 된 피해자 중 일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리지역에 있는 A씨의 오피스텔은 세금체납으로 이미 지난해 9월 압류됐으며, 해당 건물에 A씨와 계약한 임차인은 1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시 '빌라왕' 전세사기. KBS 보도화면 캡처

피해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해 보니 A씨와 일당은 구리 오피스텔 11채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등에서 모두 946채를 임대 중인 이른바 ‘빌라왕’이었다. 신축건물 전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치르는 ‘동시진행’ 수법으로 ‘무자본 갭투자’를 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A씨 일당은 특히 세입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공인중개사를 대거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 수수료율보다 많은 중개비를 받아 뒷돈을 챙긴 공인중개사만 300명이 넘는 걸로 파악됐는데, 경찰은 이 가운데 거래에 적극 가담한 인원을 추려 A씨와 함께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A씨의 범죄 혐의점을 밝히는 데 주력하는 한편 중개업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