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유독 중국과 러시아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며 “굴종적인 대중·대러 저자세는 세계 정세 변화를 읽지 못한 채 화석화된 운동권의 심각한 시대착오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당한 주권국가 인식을 갖지 못한 채 아직도 사대주의적 속국 인식에 빠져 있는 민주당의 낡은 운동권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및 양안(중국·대만) 문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자해 외교’라고 비난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중국·러시아의 무례한 간섭과 협박에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그 눈치를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으니 혀를 찰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강대국이 무력으로 이웃 국가들을 침략하는 것에 민주당과 이 대표는 찬성한다는 건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도 우크라이나의 잘못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공세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17년 중국 베이징대 방문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망언의 데자뷔”라고 지적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대국이고 반면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라고 말했었다.
김 대표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침략한 나라인 데 비해 미국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혈맹”이라며 “아직도 중국·러시아에 대한 사대주의에 빠져 그 눈치를 보자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휘둘리지 않고 국익을 지키려면 국방·외교·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야 한다”며 “우리의 전략적 잠재력을 극대화해 주변국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고슴도치’ 전략으로 외교·안보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