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尹외교…큰 불안 야기, 한국의 네 가지 숙명”

입력 2023-04-20 16:3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국민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과 학살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큰 불안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윤석열정부의 외교가 위험하다.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으로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가, 반도국가, 통상국가라는 점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가장 먼저 “한국은 분단국가다. 그래서 평화가 절대로 필요하다”면서 “평화가 깨지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고 진단했다.

다음으로 “한국은 미국의 동맹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고 공유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면서도 “동맹은 상호인정과 존중을 전제로 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국가”라면서 “인접한 중국, 러시아와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적대적으로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통상국가다. 세계 200개국과의 무역으로 먹고산다”며 “어느 나라와도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네 가지의 숙명적 요구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며 “어느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정부는 동맹국가의 숙명을 중시한다”면서도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적었다.

그는 또 “지금의 국제정세는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 그것을 책임지는 것이 정부”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반발하자 이날 대통령실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