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출신 사업가 서세원씨가 20일 캄보디아의 한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다가 사망했다. 향년 67세.
캄보디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서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수도 프놈펜 소재 한인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심정지에 빠졌다. 이후 오후 3시쯤 사망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당뇨병을 앓아왔으며, 시신은 우리나라로 옮겨져 장례를 치를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날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며 “유족에게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9년 TBC 라디오로 데뷔한 서세원은 1990년대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서세원쇼’ 등 토크쇼 진행자로 입지를 다졌다. 1995년에는 KBS 코미디대상 대상을 수상했고, 1997년엔 문화체육부장관상 표창을 받는 등 스타 MC로 왕성히 활동했다.
하지만 서세원쇼는 일본 프로그램 표절 의혹과 함께 출연자들을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행태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02년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인 김남일의 부친을 희화화한 방송이 물의를 빚으면서 폐지 수순을 밟았다.
2001년에는 영화 ‘조폭 마누라’ 제작자로 나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로도 영화배급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2002년 제작한 ‘긴급조치 19호’, 2004년 제작에 이어 연출까지 한 ‘도마 안중근’ 등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다시 영화계와 멀어졌다.
2003년에는 그가 설립한 프로덕션이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또 회사 자금 횡령 의혹, 해외 도박·도피 논란 등이 겹쳐 KBS 출연 금지 처분을 받게 됐고, 결국 연예계를 떠났다.
그는 배우 서정희씨와 1982년 결혼했으나 2015년 이혼했다. 이혼 사유는 가정폭력으로, 서씨는 폭행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슬하에는 아들인 가수 미로(서동천), 딸인 미국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씨가 있다.
그는 이혼 이듬해인 2016년 23세 연하 해금 연주자 김모씨와 재혼해 1녀를 뒀다.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서씨는 캄보디아로 이주해 현지에서 미디어 사업 및 호텔·카지노 등 부동산 건설 사업을 벌였으나 최근엔 사업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캄보디아 소재 개척교회에서 목회 활동도 해오면서 신도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