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발생한 피해 금액은 1451억원에 달했지만 되돌려 받은 환급률은 26.1%(379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1일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및 주요 특징’에서 이같이 밝히며 피해자 수는 1만 2816명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에는 사기 범죄도 위축되면서 피해금액은 2019년(6720억원) 이후 크게 줄어들었지만, 감소율은 2020년 65%, 2021년 28.5%, 2022년 13.7%로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이스피싱의 유형은 가족과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방식이 전체 피해액의 78.6%(1140억원)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손쉽게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한 ‘대출빙자형’에 당한 피해액이 21.4%(311억원)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메신저, SNS 등 비대면 소통 창구가 늘어나면서 가족과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메신저피싱은 메신저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신분증 사본, 은행계좌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거나 악성앱 설치를 유도 후 핸드폰을 원격 조종하여 개인정보를 훔치는 범죄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2020년 15.9%에서 2022년 63.9%까지 늘어났다.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았지만, 최근 20대 이하 청년층의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이 피해를 본 금액은 673억원으로 전체 피해 액수의 46.7%에 달했다. 다음으로 50대가 전체 피해액의 33.1%(477억원)를 차지했다.
20대 이하의 피해 금액은 2021년 52억원에서 2022년 9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대 이하가 전체 피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1년 전(3.1%)의 두 배 넘게 커졌다.
금융기관별 피해액은 은행 계좌를 통한 것이 111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피해액은 1년 전 129억원에서 304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기범이 오픈뱅킹을 통해 피해자의 다수 계좌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1인당 피해 규모가 19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가운데 20대 이하 청년층 및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활동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층과 금융사기 예방 지식·정보에서 소외된 고령층이 피해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