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돈봉투 관행…송영길, 구질구질하게 안했으면”

입력 2023-04-20 11:33 수정 2023-04-20 13:04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뉴시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최근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에게 “자기희생을 했으면 좋겠다. 구질구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조언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에 대해 “딱 터졌을 때 ‘올 게 왔구나’, 그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관행이었다. 전당대회를 치르면, 전당대회가 치열하면 좀 더 혼탁해지고, 원사이드하면 덜 혼탁한 정도지 전당대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와 돈의 관계는, 그 유혹은 없어질 수가 없는 거다. 정도의 문제인데 돈을 쓰고 싶은 유혹은 선거 때 항상 있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전당대회에서 주고받은 것들은 정당법,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하는데 본선거에서 돈을 쓰다 들킨 거에 비해서는 죄의식들이 약하다. 한 식구끼리 좀 도와달라고 하면서 대포도 사고 그래야 될 거 아닌가. 그런 활동비로 이렇게 주는 거니까”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거를 좀 더 투명하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을 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송 전 대표에 대해서는 “좀 억울하기는 억울할 거다. ‘나만 그랬느냐, 다들 그랬을 텐데’ 이런 것일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주변에 사람을 잘못 썼든 어쨌든 간에 다 드러난 거 아닌가. 그러면 깨끗하게 체념하고, 이걸 계기로 우리 정치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빨리 들어와서 툭 터놓고, 자꾸 감추고 이러려고 해봐야 점점 수렁에 더 빠진다고 전 본다”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송 전 대표가 ‘개인적 일탈이다. 나는 몰랐다’고 한다면 어떨 것 같은지 묻자 “그럼 사람만 좀 비겁해진다. 멋있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전날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언론과 만나 오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히겠다며 조기 귀국 가능성 질문에 즉답을 피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 발전에 큰 모멘텀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자기희생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좀 구질구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계은퇴 선언까지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이래놓고 더 미련을 가진들 가능하겠나. 그리고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