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합시다’…대학생 천원밥상, 근로자 반값아침

입력 2023-04-20 11:10 수정 2023-04-20 11:16

‘아침식사는 경쟁력! 밥 먹고 공부하고 업무도 합시다’

광주지역에 아침식사 먹기 열풍이 불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 갈 대학생과 근로자들이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돕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선대는 오는 25일부터 등교하는 재학생들에게 ‘천원의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대학은 재학생들이 불규칙한 식사와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든든한끼 아침밥’ 사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선대 재학생들은 1000원만 부담하면 아침식사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대학 측은 교내 소비자 생협 편의점 등 8곳에서 5000원 상당 도시락을 1000원에 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4000원은 자체 예산 2000원과 기업체 지원금 2000원으로 충당한다. 조선대 인근 유통업체는 생수를 무상 지원한다.

조선대는 우선 6월19일까지 천원의 도시락 사업을 추진한 뒤 재학생들의 반응이 좋으면 아침식사 제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남대는 2015년 3월부터 전국 최초로 ‘천원의 건강밥상’을 재학생들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의 경우 광주와 여수 캠퍼스 등에서 연간 3만4012명이 이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원짜리 한 장이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전남대가 선도적으로 실행한 건강밥상은 이후 전국 각 대학에서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나서 이를 정책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농림부는 지난달부터 ‘2021년 기준 대학생 등 20대 젊은층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53%에 달하고 있다’며 참여를 희망한 전국 40여개 대학과 예산을 분담하는 조건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림부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업지원 대학생을 당초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예산은 7억7800만원에서 15억8800만원으로 2배가량 늘렸다.

광주지역에서는 호남대 광주여대 등 6개 대학이 ‘아침 간편식’ 등의 예산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생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아침식사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광주시는 지난달 27일부터 광산구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 1층에서 하남공단 근로자를 위한 ‘반값 아침한끼’ 식당을 운영 중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간편하게 한 끼니를 먹을 수 있는 이곳에서는 배달 서비스도 병행한다.

시는 식사를 하지 못하고 일찍 출근하는 근로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샐러드, 샌드위치 구매비용의 50%를 우선 지원하고 김밥 등의 메뉴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아침식사를 원하는 근로자가 늘어나면 지역 다른 공단에도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대동정신으로 똘똘 뭉친 광주공동체에서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과 근로자 조식지원 사업이 전국 최초로 시작된 것은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확행’ 정책으로 대학생과 근로자들의 복지 증진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