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는 홀몸노인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상습적으로 빼앗고 출동한 경찰에게 흉기까지 휘두른 50대가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맞고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 50분쯤 광주 서구 쌍촌동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경찰관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이 수차례 제지했음에도 흉기를 놓지 않고 난동을 부리다가 결국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았다.
경찰은 이날 A씨가 이웃 70대 B씨를 수시로 괴롭혀 금품을 갈취한 정황을 포착하고 악성 폭력 전담팀을 보냈다.
A씨는 형사들이 찾아오기 직전에도 돈을 내놓으라며 시동을 켠 전기톱과 흉기를 양손에 들고 B씨를 협박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 집에 찾아온 60대 요양보호사에게도 행패를 부렸다.
A씨는 B씨 집에 출동한 사복 차림 형사들이 경찰관인 줄 모르고 흉기로 위협했다. 형사들이 신분을 밝힌 뒤에는 자신의 집으로 도망쳐 난동을 이어갔다.
장애인 홀몸노인 여성인 B씨는 지난해부터 1년 넘게 A씨에게 매달 기초생활수급비를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지급된 쌀 등 생필품은 물론, 적금 수백만 원까지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그동안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생활 주변 폭력배의 악질적인 장기 범행으로 분류하고 폭행이나 학대 등 아직 드러나지 않은 혐의를 파악하고 있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 범죄 등을 우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