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들고 70대 女장애인 협박, 기초수급비 갈취

입력 2023-04-20 10:10 수정 2023-04-20 10:13

혼자 사는 70대 여성 장애인의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채고 출동한 경찰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이 테이저건(전기충격총)을 몸에 맞고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 50분쯤 쌍촌동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인면수심의 ‘난동’을 부렸다. 70대 여성장애 노인을 괴롭히고 생활비까지 수시로 갈취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흉기로 위협했다.

그는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관의 수차례 경고를 무시하다가 결국 테이저건을 맞고 10여 분 만에 제압됐다.

경찰은 이날 A씨가 이웃에 사는 70대 여성 장애인 B씨를 수시로 괴롭히고 금품을 갈취한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정황을 포착하고 ‘악성 폭력 전담팀’을 현장에 파견해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사복 차림 형사들이 경찰관 신분을 밝혔는데도 행패를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가 당일에도 돈을 내놓으라고 시동을 켠 전기톱과 흉기를 양손에 들고 B씨를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60대 요양보호사에게까지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장애를 앓는 70대 여성 B씨는 지난해부터 1년 넘게 A씨에게 매달 기초생활수급비를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 지자체에서 받은 각종 생필품과 한 푼 두 푼 모아온 적금 수백만 원까지 갈취당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그런데도 B씨는 A씨의 보복이 두려워 그동안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고 경찰신고를 엄두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악질적인 장기 폭행범으로 분류하고 피해자 B씨 보호와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고 보복 범죄 등을 우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