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찰국, 스파이위성 10년 내 4배 확대…수백대 운용

입력 2023-04-20 06:46 수정 2023-04-20 08:58

미국이 스파이 위성을 2033년까지 현재 수준의 4배로 늘리기로 했다. 우주 영역에서 중국 등 경쟁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수십 대 수준의 정찰위성 수는 수년 내 수백 대까지 확대되며, 통신 감청과 레이더 전파 수집 등 신호정보(SIGINT·시긴트) 수집 능력은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19일(현지시간) 미 국가정찰국(NRO)에 따르면 크리스 스콜리스 국장은 전날 콜로라도에서 열린 우주재단 연례 심포지엄 연설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궤도에 있는 (정찰) 위성 수를 4배로 늘릴 것”이라며 “이 위성들은 지금보다 10배 더 많은 신호와 이미지를 수집하며, 정부 및 상업용 시스템과 결합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만 5개의 정찰위성을 궤도 진입에 성공시켰다”며 “2023년 현재 궤도를 도는 수십 개의 시스템은 향후 몇 년 내 수백 개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RO는 미국의 세계 정찰을 담당하는 국방부 산하 핵심 정보기관이다. 최근 온라인에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에도 NRO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등 핵심 전장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 내용이 담겨있다. NRO는 지난해 최신 위성 시스템을 통한 시긴트 증거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정확히 예측했다.

스콜리스 국장은 “NRO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유럽의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중요한 지원을 제공했다”며 “우리는 영국, 캐나다, 호주와 같은 전통적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들과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정보, 감시 및 정찰 능력을 가능하다고 여겼던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우주 궤도와 지상 및 그사이의 모든 곳에 새로운 기능을 배치하고 있고, 자동화와 머신 러닝을 통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콜리스 국장은 또 지상 및 해상 표적에 대한 주·야간 전천후 탐지·추적을 제공하는 ‘지상 이동 표적 식별’(GMTI) 기능을 내년부터 위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콜리스 국장은 “(GMTI를 위한) 위성을 제조하는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8~12개월 이내에 발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항공기를 통한 진행하고 있는 적 탐지·추적 임무를 스파이 위성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2028년까지 10억 달러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콜리스 국장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하며 “우리 경쟁자는 지상과 우주에서 위성을 파괴하거나 방해하는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 위협이 될 사이버 침입과 공격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 업체의 우주 영역에 대한 빠른 투자와 발전을 목격하고 있다”며 “중국의 상업 우주 부문은 2030년까지 미국과 동맹국 우주 산업의 주요 글로벌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콜리스 국장은 “우리가 경쟁자보다 앞서가는 방법은 우리가 개발을 얼마나 가속하고 보유 역량을 얼마나 개선하는지, 얼마나 혁신하고 위험을 감수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지금부터 10년, 20년, 30년 후 게임 체인저가 될 진정으로 파괴적인 기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는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했다. 미군은 “미국의 핵 억제력이 21세기 위협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활동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