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서 마약 판 고3 세친구…수사중 대학까지 붙었다

입력 2023-04-20 06:25 수정 2023-04-20 09:41
학생들이 공부방 겸 마약 사무실로 이용한 오피스텔에서 압수된 물품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고등학생들이 ‘공부방’ 명목으로 오피스텔을 얻어 마약 유통 사무실로 사용하며 1만2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각종 마약을 거래하다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지역의 한 학원에서 만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거래하고 직접 투약하기도 했다고 19일 채널A가 보도했다. 이들은 점차 거래량이 늘자 부모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고 말해 오피스텔을 계약한 뒤 마약 유통 사무실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부방에서 마약 거래해온 고3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사들인 뒤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했다. 던지기란 운반책에게 구매자와의 약속 장소를 알려준 뒤 그곳에 마약을 숨겨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성인 6명을 운반책으로 고용해 배달 1건당 3만원씩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텔레그램에 광고글을 올린 뒤 운반책을 통해 주택가 계량기 뒤에 마약을 숨겨두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거래된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다양했다. 학생들의 오피스텔과 거래 장소에서 압수된 마약은 4억9000만원 상당으로, 무려 1만2000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었다.

공부방에서 마약 거래해온 고3들이 텔레그램에 올린 광고글. 채널A 보도화면 캡처

학생들은 직접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는데,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아 부모들은 범행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으며 수능까지 치렀고, 3명 모두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학생들과 운반책, 구매자 등 23명을 붙잡았으나 아직 공급책은 검거되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