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적도 아래 위치한 가봉의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18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지난달 집권 3기 지도부를 확정한 시 주석은 동남아, 유럽, 중남미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와도 정상 외교를 펼치며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온딤바 대통령은 전날 중국에 도착해 나흘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과 온딤바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온딤바 대통령의 방중은 양국 관계의 포괄적 성장을 위한 동력을 제공하고 우호 협력에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일은 중국과 가봉이 수교한 지 49주년 되는 날로 온딤바 대통령은 지금까지 중국을 11번 방문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온딤바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첫 아프리카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은 아프리카의 가장 강력한 개발 파트너이자 경제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대륙별로 주요 국가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경제 협력, 투자 등 각종 선물 보따리를 풀면서 우호 관계를 넓히고 있다.
중국과 가봉의 협력은 주로 경제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가봉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지난해 중국과 가봉의 교역액은 45억5000만 달러(6조원)로 전년 대비 50.8% 증가했다. 중국은 2013년 시 주석의 역점 과제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아프리카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요국의 영향력 조사에서 중국은 77%로 미국(67%)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아프리카 국가에 철도, 도로, 항만 등 각종 인프라 투자를 지원했지만 일부 나라가 빚더미에 오르거나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부채의 함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