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미사일 본토 타격 가능… 핵공격시 반드시 핵보복”

입력 2023-04-19 06:00 수정 2023-04-19 08:29

북한이 미국 본토를 넘어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개발했다는 미 군사당국 평가가 나왔다. 북한이 핵공격을 하면 반드시 핵으로 보복하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18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김정은 체제는 서울, 도쿄, 워싱턴 DC 등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군사) 능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해·공 영역 중 어느 곳이 가장 위협적이냐는 질문에 ICBM 실험 등을 언급하며 “육상에서의 능력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이를 배치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준비 태세는 쉽게 약화할 수 있어서 본토를 방어하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18형 ICBM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우리의 징후 포착 및 경보(I&W)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발사 징후를 탐지해 경보할 시간을 줄인다는 의미다.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 로켓 엔진을 시험했는데, 이 엔진이 효과적이라면 현재의 액체 연료 추진 변종보다 더 빠르게 미사일을 수송하고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퀼리노 사령관은 “북한은 재래식 군사 능력뿐만 아니라 핵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평양의 현대화 노력 대부분은 WMD 부대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언급하며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지역 파트너를 위험에 빠뜨리는 탄도미사일과 핵기술 개발을 통해 호전적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의 핵 및 재래식 무기 증강,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 등을 언급하며 “이번 10년은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또 “전쟁은 임박하지도 불가피하지도 않지만 우리는 시간의 여유가 없다”며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고, 큰 긴박감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에서 북핵 대응과 관련 “북한에 비용을 부과하는 미국의 역량에는 핵무기 대응도 포함되며 이는 항상 대북 억제 태세의 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어느 시점에서 북핵 위협을 핵무기로 억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때부터 핵 보복과 전략 억제 부분도 역할을 하게 된다. 진심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이 2027년 이전에 대만을 무력통일을 시도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내게 시간표는 의미가 없다”며 “나는 오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만약 억제가 실패할 경우 싸워서 이길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또 “중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군사력 증강을 실행하고 있는 인민해방군의 급속한 현대화를 통해 인도 태평양을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점점 더 강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 주변과 알래스카 및 괌 인근에서 연합 순찰을 확대하는 등 군사 협력을 강화한 점을 언급하며 “중국의 핵 및 재래식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특히 골칫거리”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략적 경쟁자이자 잠재적인 적으로 두 개의 주요 핵 강대국과 맞서게 될 것”이라며 “억지 및 안보보장, 위험 감소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압박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