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입당시킨 것으로 파악된 당원 981명에게 사실상 탈당 권유를 했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전 목사가 실질적인 당수를 맡고 있는 ‘자유통일당’ 당원이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유상범 당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한 당원을 대상으로 이중 당적 금지 안내 문자메시지를 시·도당을 통해 보내도록 했다”고 밝혔다.
강제적으로 출당 조치를 하는 것은 당헌·당규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이중 당적일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탈당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중 당적이라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면 (수사 의뢰도)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전 목사 추천만으로 이중 당적이라고 의심해 수사를 의뢰한다는 것은 법적인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 추천 당원이 수천명이라는 말도 나왔다’는 지적에는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 가능한 것은 981명”이라며 “현재까지 확인한 자료로 비춰볼 때 몇만명까지 가겠느냐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 목사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은 전 목사와 어떠한 관계도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밝히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우파통일 발언’ 등 전 목사 관련 문제로 한 달 넘게 시끄러운 상황이다.
김 최고위원 징계 및 전 목사와의 관계 단절을 당 지도부에 촉구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 목사가 당 지도부에 공천권 폐지 등을 요구하며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쏘아붙이자, 김기현 대표는 전날 “그 입을 당장 닫아줬으면 좋겠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유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가 우리 당 공천에 관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본인 지지자들에게 당원 가입 선동 등 부적절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시·도당 차원에서 입당 자격심사를 면밀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