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에서 한 10대 소년이 방문할 집을 잘못 찾아갔다가 백인 집주인에게 총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주택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집 앞에서 총에 맞아 쓰러져 있는 흑인 소년 랠프 얄(16)을 발견했다. 그는 집주인이 쏜 총 2발에 맞아 머리와 팔을 다쳤다. 현재 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얄은 사건 당일 주소가 ‘115번 테라스’인 집에서 쌍둥이 형을 데려오라는 부모의 심부름으로 이 동네를 찾았다. 주소를 잘못 보고 ‘115번 스트리트’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얄에게 총을 쏜 집주인 앤드류 레스터(84)는 백인 남성으로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24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주법에 따른 기소 전 구금 가능 시간이 지나 풀려났다. 클레이 카운티 검찰청은 레스터를 1급 폭행과 무장 범죄 행위로 레스터를 기소했다.
재커리 톰슨 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에는 인종적 요소가 있다”며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레스터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얄이 레스터의 집 문을 두드렸는지 초인종을 눌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집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백명의 지역 주민들은 전날 사건이 발생한 집 앞에 몰려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흑인인 퀸튼 루카스 캔자스시티 시장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레스터가 기소된 것과 관련해서는 “랄프 얄을 위한 정의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랄프 이모는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고 150만 달러(약 19억7625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