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당원 가입 운동’ 등으로 국민의힘에 영향력 강화를 예고한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설교 도중 의료진을 상대로 한 성희롱 발언을 포함한 사업 다각화 계획 등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교계에 따르면 유튜브 ‘너알아TV’에는 전 목사의 지난 16일 주일 설교 영상이 게재됐다. 당시 설교에서 전 목사는 복지 병원 설립, 알뜰폰(MVNO) 사업 확장, 선교 신용카드 발급 등의 계획을 설명했다.
전 목사는 “병실 5000석의 복지병원을 지으려 한다”며 “기독교인이 마지막에 하늘나라 갈 때, 예쁜 간호사들 말이다. 치마도 짧게 입히고 가슴도 볼록 튀어나오게 해서 성가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으로 해석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여러분이 임종할 때 옆에서 ‘천국에서 만나보자’ 찬양시키고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확인하면서 하늘나라 가야 할 게 아니냐”며 “일반 병원에 가서 온갖 수술을 다 해놓고 마지막에 죽을 때 인턴들이 실험용으로 여기 쨌다 저기 쨌다 하다가 마지막에 걸레 되면 ‘시체실로 보내’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또 “나 돈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이 시대 선지자로서 청년사업단을 조직했다. 딸의 주도 아래 30억원을 들여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사 이동 1000만개를 해야 한다. 이러면 한 달에 2000억원을 번다. 이 사건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며 “통신사 이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워야 한다. 주요 이동통신 3사 중역들은 모두 좌파”라고 주장했다.
교인들에게 ‘선교 신용카드’ 발급도 요구했다. 전 목사는 “농협만 시작했다. 이걸(신용카드를) 1000만장 만들면 현찰 21억원을 벌 수 있다”면서 “골드만삭스가 찾아와서 카드 1000만개를 완성하면 50년 동안 이자 없이 돈을 22조원을 주겠다고 했다” “50년 후면 예수님이 재림하기 때문에 안 갚아도 되는 돈이다” 등의 주장도 펼쳤다.
전 목사는 최근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며 “이것을 수용하면 새로운 정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러분 때문에 대한민국을 북한에 내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유 우파,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목사의 발언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