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간호사 치마 짧게 입혀서” 전광훈 설교 논란

입력 2023-04-18 07:04 수정 2023-04-18 09:47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자체 교단) 목사가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유튜브 ‘너알아TV’ 영상 캡처

‘전 국민 당원 가입 운동’ 등으로 국민의힘에 영향력 강화를 예고한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설교 도중 의료진을 상대로 한 성희롱 발언을 포함한 사업 다각화 계획 등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교계에 따르면 유튜브 ‘너알아TV’에는 전 목사의 지난 16일 주일 설교 영상이 게재됐다. 당시 설교에서 전 목사는 복지 병원 설립, 알뜰폰(MVNO) 사업 확장, 선교 신용카드 발급 등의 계획을 설명했다.

전 목사는 “병실 5000석의 복지병원을 지으려 한다”며 “기독교인이 마지막에 하늘나라 갈 때, 예쁜 간호사들 말이다. 치마도 짧게 입히고 가슴도 볼록 튀어나오게 해서 성가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으로 해석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여러분이 임종할 때 옆에서 ‘천국에서 만나보자’ 찬양시키고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확인하면서 하늘나라 가야 할 게 아니냐”며 “일반 병원에 가서 온갖 수술을 다 해놓고 마지막에 죽을 때 인턴들이 실험용으로 여기 쨌다 저기 쨌다 하다가 마지막에 걸레 되면 ‘시체실로 보내’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또 “나 돈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이 시대 선지자로서 청년사업단을 조직했다. 딸의 주도 아래 30억원을 들여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사 이동 1000만개를 해야 한다. 이러면 한 달에 2000억원을 번다. 이 사건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라며 “통신사 이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워야 한다. 주요 이동통신 3사 중역들은 모두 좌파”라고 주장했다.

교인들에게 ‘선교 신용카드’ 발급도 요구했다. 전 목사는 “농협만 시작했다. 이걸(신용카드를) 1000만장 만들면 현찰 21억원을 벌 수 있다”면서 “골드만삭스가 찾아와서 카드 1000만개를 완성하면 50년 동안 이자 없이 돈을 22조원을 주겠다고 했다” “50년 후면 예수님이 재림하기 때문에 안 갚아도 되는 돈이다” 등의 주장도 펼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목사는 최근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방도를 제시하려고 한다.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과 공천권 폐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이 그것”이라며 “이것을 수용하면 새로운 정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러분 때문에 대한민국을 북한에 내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유 우파,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드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목사의 발언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