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 자회사 한국포스증권이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돼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증권금융이 2018년 인수해 흑자기업으로 바꿔놓겠다고 공언했지만, 인수 5년 차인 작년까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적자를 냈다. 부진한 실적이 누적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포스증권이 다시 시장 매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증권은 지난해 71억2538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포스증권의 적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13년 자산운용사 40여 곳과 증권 유관기관이 출자해 국내 최초 온라인 펀드 플랫폼으로 설립된 포스증권은 2018년 매물로 나왔다. 당시 데일리금융그룹(현 고위드)과 SCI평가정보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데일리금융그룹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우선협 선정 10달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증권금융이 포스증권의 새 주인으로 어렵게 결정됐지만, 사업적인 시너지는 뚜렷하지 않고 적자만 누적되는 상황이다.
포스증권 인수 당시 증권금융 수장이었던 정완규 사장은 포스증권을 흑자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목표 시점을 3~5년으로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인수 6년 차인 올해 증권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포스증권의 주인이 다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대 주주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 기업인 파운트를 맞이해서다. 파운트는 지난해 포스증권이 추진한 400억원 유상증자에 2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금융 입장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데, 파운트가 2대 주주로 들어와 준다니 고마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증권금융이 파운트에게 최대주주 지분을 넘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적 개선은 요원한 데다, 2대 주주인 파운트가 지분 포스증권 지분 28.64%를 갖고 있어 외부에서 인수대상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결국 파운트에 추가 지분을 내주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금융은 포스증권에 점점 손을 떼려 한다”며 “파운트가 2대 주주로 들어오면서 신사업추진도 파운트 주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증권은 파운트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증권사보다 더 저렴한 수수료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구원투수의 사정도 최근 여의치 않다. 파운트 역시 적자기업으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5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21년에도 50억원의 적자를 냈다. 포스증권 유상증자 납입 대금도 투자자의 돈으로 알려졌다.
포스증권의 대주주인 증권금융의 지분은 51.68%다. 파운트가 추가 유증을 통해 자금을 납입 할 수 있다면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다. 이 밖에도 고위드(2.08%) 에셋플러스자산운용(1.97%) 미래에셋자산운용(1.87%) 삼성자산운용(1.77%) 한국예탁결제원(0.98%)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