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이용자에게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내준 것으로 집계됐다.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침체기)’ 분위기 속 업비트 이용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실패가 늘어날 경우 케이뱅크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케이뱅크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와 연결된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차주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조9488억원이었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전체 신용대출 8조2140억원의 60.25%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또 2020년 말 업비트 연계 계좌 보유 차주의 신용대출 잔액(4132억원)보다 12배 가까이 급증한 액수다.
시중은행보다 인터넷 은행의 신용 대출이 쉽다는 점을 노리고 업비트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빚투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케이뱅크의 자산건전성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시장의 활황기였던 2021년과 달리 지난해부터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가 떨어지는 ‘크립토윈터’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신용대출자 중 업비트 계좌 보유자의 연체율은 2021년말 0.31%에서 지난해 말 1.01%로 3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25%에 불과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2020년 9억3200만원, 2021년 292억4500만원, 지난해에는 139억2000만원을 수수료로 받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