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초대남’과 함께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검 형사2부(신건호 부장검사)는 성폭력 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A씨(23)와 B씨(23)를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한 숙박업소에서 여자친구 C씨에게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게 한 뒤 그가 정신을 잃자, 3차례에 걸쳐 B씨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수면제를 ‘숙취해소제’라며 C씨를 속였다.
A씨 등은 또 범행 장면을 불법으로 촬영해 온라인상에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관련 준비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그해 12월에는 트위터에 ‘초대남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공범 B씨를 구했다.
A씨는 자신의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2019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A씨가 이렇게 찍어 온라인상에 유포한 영상물 수는 150개에 달한다.
A씨는 화재경보기형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면제로 피해자의 정신을 잃게 한 것이 상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들에게 특수강간이 아닌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범죄특별법상 특수강간죄 법정최저형은 징역 7년 이상인 반면 강간상해죄는 징역 10년 이상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동안 휴대전화로 불특정 여성 치마 속을 13차례 촬영하고 이를 개인용 서버에 저장하기도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