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검색엔진 MS로 교체 검토’…구글 패닉

입력 2023-04-17 08:53 수정 2023-04-17 08:56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자사 기기에 기본 탑재하는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엔진 전면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구글은 지난달 삼성전자의 검색엔진 교체 검토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내부 메시지에서 삼성 위협에 대한 구글의 반응은 패닉이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NYT는 “삼성과의 계약에 따른 연간 30억 달러 규모 매출이 위태로워졌다”며 “200억 달러에 달하는 애플과의 계약도 올해 갱신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삼성이 변화를 고려하게 된 주된 이유가 MS와의 AI 협력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구글은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며 “구글 직원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30억 달러가량을 투자했고, 빙에 이를 결합하며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NYT는 다만 “삼성전자와 구글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가 계속 구글을 탑재하는 쪽으로 결론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구글 대변인은 “(삼성 등) 안드로이드 폰 제조업체는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다른 회사의 기술을 자유롭게 수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와 파트너가 구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검색 엔진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처음으로 잠재적인 균열이 생긴 것이라는 게 NYT의 평가다. 구글은 이에 따라 AI 기반 검색엔진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며, 기존 검색엔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NYT는 구글이 새로운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메자이(Magi)’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메자이는 아직 초기 단계로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달 대중에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초기 목표는 100만 명이고, 연말까지 3000만 명으로 늘리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메자이 프로젝트 참여 인원만 16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검색엔진은 사용자 검색 내용을 기반으로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학습한 뒤 구매할 물건이나 조사할 정보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