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를 찾기 위해 잠수 수색을 하던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는 자리에서 어린 아들을 안아준 사진을 두고 일각에서 가짜뉴스가 돌자 유 경위 아내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유 경위의 아내이자 아들 이현(3)군의 어머니인 이꽃님씨는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손발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것인데, 사람들이 너무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16일 뉴스1에 해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군은 강직성 뇌성마비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뇌성마비는 출생 전후로 뇌가 미성숙한 시기에 뇌병변으로 발생하는 운동기능 장애다. 이군은 평소에도 몸과 손발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엄마 품에 안긴 이군을 바라보다가 “제가 한번 안아봐도 되겠냐”고 물었고, 이씨가 “아이가 (뇌성마비 증상으로) 힘을 주면 매우 무거운데 괜찮겠느냐”고 묻자 김 여사는 “괜찮다”고 답하며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군도 이내 김 여사와 눈을 마주치며 밝게 웃었다는 게 이씨의 전언이다. 이씨는 “아이가 낯을 가려서 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여사님에게 안기니까 씩 웃더라”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3일 국가보훈처가 전몰·순직 군경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인 유 경위의 가정을 방문했다. 현장 사진 중 김 여사가 이군을 안은 사진을 놓고 일부 친야 성향 네티즌 사이에서는 발버둥 치며 우는 아이를 억지로 안아 ‘인증샷’을 찍었다는 식의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논란에 대해 박민식 보훈처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 처장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위로와 감사는 못 할지언정 그 가족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지 말아 달라”며 “보훈은 진영싸움과 정쟁의 도구가 돼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유 경위 아들의 장애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순직이라는 충격 속에 발생한 것이므로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천 번이고 안아주고 만 번이고 눈을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자신의 부친을 언급하며 “어린시절 누군가 제 등을 두드려주고 위로의 말을 해주셨다면 저는 더 큰 자긍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은 보훈 가족으로 제가 느낀 아픔을 우리 아이들은 절대 겪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유공자의 아들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 순직 유공자의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는 삼가주시기 바란다”며 “보상과 예우는 보훈처의 일이지만, 그분들을 지키는 일은 국민 전체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