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카야마현 중의원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폭발물을 투척한 20대 남성 용의자가 칼과 라이터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카야마현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 류지(24)의 자택을 16일 오전 수사해 약 10개의 상자를 가져가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자택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를 요청했고, 자택에서 화약으로 추정되는 분말을 비롯해 공구류, 금속제 파이프와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압수했다.
용의자의 자택이 위치한 효고현 가와니시(川西)시는 오사카시 북부에 있는 도시다. 사건이 발생한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시장까지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와카야마현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전날 용의자가 던진 은색 통 형태의 폭발물과 형태가 매우 흡사한 또 다른 물체를 확보해 구조와 파괴력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또한 용의자의 배낭에서 길이 13㎝인 칼을 찾아냈고, 라이터와 휴대전화 등도 압수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폭발물 이외의 흉기도 준비했던 점으로 미뤄 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총리를 습격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위력업무방해죄로 3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약 489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범행 과정에서 살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앞서 용의자 기무라 류지는 전날 오전 11시30분쯤 와카야마현에서 기시다 총리가 연설하려고 수백명의 청중 앞으로 나서는 순간 은색 통을 던졌고 곧바로 주변에 있던 어부 등에 의해 제압됐다.
기무라와 기시다 총리의 거리는 약 10m였으며 은색 통은 투척 시점에서 약 50초가량 지난 뒤 폭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은색 통이 근처로 날아오자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피신해 다치지 않았다.
유세 현장에 모인 청중 가운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남성 경찰관 1명만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기무라는 체포될 당시 총리에 대해 특별히 발언하지 않았다. 체포된 후에는 “변호사가 오면 얘기하겠다”며 묵비권을 행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