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학자 60%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작다”

입력 2023-04-16 08:52 수정 2023-04-16 11:26

미국 경제학자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은 이에 따라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 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올해 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53% 수준으로 예상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조사(3.1%) 때 보다 0.43% 포인트 높다. 인플레이션이 기대했던 것보다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이나 6월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장은 연준이 연말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학자 중에선 39%만 이에 동의했다. 나머지 다수 응답자는 2024년 전에는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는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61%로 예측돼 1월 조사 때와 같았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3분기쯤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경기침체는 가볍고 짧게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 연준은 은행 시스템 위기로 올 연말쯤 경기침체가 시작돼 향후 2년에 걸쳐 회복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76%로 역시 1월 조사(75%) 때와 비슷했다. 현재 3.5%인 실업률은 올해 말 4.3%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그로 인해 실업률과 경기침체가 크게 높아지는 경착륙 시나리오가 발생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0.6% 늘어나고, 내년 성장률도 1.6%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은행시스템 위기가 지속할지는 의견이 분분했다. 경제학자 58%는 대체로 위기를 피했다고 판단했지만, 42%는 추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경제학자 대다수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위기가 침체 위협을 가중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