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저서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들(Letters to Trump)’에서 재선했을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핵 문제에 합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이 책에서 2020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선거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의심할 여지도 없이 김정은과 그의 핵무기에 대해 합의했을 것”이라며 “그는 합의할 준비가 된 상태였다. 합의했으면 세상을 위해 멋진 일이 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패배해 임기를 단임으로 끝낸 2020년 미국 대선 결과를 ‘선거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낙선으로 김 위원장과 핵 협상을 이어갈 동력을 잃었고, 그 결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김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났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마지막으로 재회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두 번째 회담에서 너무 일찍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회담을 계속한 경우를 가정해 “(북핵에 대해) 합의를 타결했을 것이고, 우리는 원하던 바를 얻었을 것이다. 그(김정은)는 정말 특별한 것을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동산 재벌이기도 한 자신의 관점을 담아 “한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 있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사업에서 그것을 ‘훌륭한 입지’라고 한다”며 “그(김정은)는 그런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거기까지 나아갈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똑똑하고 교활하다. 무자비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나라를 챙기고 싶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미국 정치인, 해외 정상, 유명 인사와 주고받은 편지 150개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에게서 2018년 4월 1일, 5월 29일, 7월 6일, 7월 30일, 12월 25일에 받은 서한도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 1일, 2018년 5월 24일, 2019년 1월 8일에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도 이 책에 실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