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5·18 묘지 참배…실언 33일 만에 뒤늦은 사죄

입력 2023-04-14 18:02
5·18 정신의 헌법전문수록을 반대하고 막말을 내뱉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제공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게재에 반대하고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이라는 막말로 비난에 휩싸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사죄했다. 지난달 12일 논란이 된 발언을 내놓은 지 33일 만이다.

국립5·18민주묘지 측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11시35분쯤 1980년 5월 전남도청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씨와 함께 묘역을 방문했다.

참배 직전 김 최고위원이 작성한 방명록의 글귀. 국립 5·18 민주묘지관리사무소 제공

김 최고위원은 박씨의 안내로 민주묘지 내 열사 묘역을 30여분간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광주시민의 아픔과 민주 영령님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겠습니다. 깊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반대한다”고 말했다가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해왔던 사안이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전 목사가 “전라도에 립 서비스하려고 말한 것이냐”고 하자 “표를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답하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그는 발언 이틀 뒤인 지난달 14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최고위에 불참하는 등 자숙에 들어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광주 서구 5·18 자유공원 내 상무대 영창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지난달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 보수단체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는 발언을 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뿐만 아니라 이달 초에는 제주 4·3 기념일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 것을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 “4·3 기념일은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기현 대표도 유감을 표했고, 결국 김 최고위원은 정치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상태였다.

최근 국민의힘은 황정근 변호사를 신임 중앙윤리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윤리위 재정비에 나섰다. 윤리위가 구성되면 김 최고위원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