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을 밝히길 끝내 거부한 익명의 여성이 전북 김제시에 1억원을 기부했다.
14일 김제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주민복지과 사무실에 “기부금을 내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50~60대로 추정되는 여성 A씨는 기부 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김제에서 살면서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담당 직원은 A씨에게 기부 절차를 안내했고,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한 달쯤 지난 13일 시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A씨 목소리가 들렸다.
A씨는 “1억원을 송금했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잘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담당 직원은 ‘정말 감사한데, 간단한 인적 사항이라도 알려줄 수 있나’고 물었고, A씨는 “곤란하다. 알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당시 전화를 받았던 주민복지과 민희정 주무관은 A씨에 대해 “50, 60대로 보이는 여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거액을 기부하는 건 처음 봐서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민 주무관은 “‘시에서 어려운 분들을 잘 알 테니, 그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재차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시는 A씨 뜻에 따라 기부금을 저소득층 생계·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