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에 불 ‘왜 났냥’…고양이가 발로 인덕션 ‘꾸~욱’

입력 2023-04-14 12:07
13일 오후 8시20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날 불은 반려묘가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제공

집에서 키우는 반려 고양이가 전기레인지(인덕션)을 건드려 불을 낸 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대전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불이 났다.

13일 오후 8시20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났다. 거주자는 외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은 전기레인지 주변 등 내부 8㎡를 태워 160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16분 만에 꺼졌다.

다가구 주택의 한 주민은 “화재감지기에서 소리가 나 나와봤더니 앞집에서 타는 냄새가 나고 문틈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 스위치를 눌러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8일 강원도 춘천의 한 원룸에서도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8일 오전 2시10분쯤 춘천시 조양동의 한 원룸에서 화재가 발생,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6㎡가 불에 타 소방 추산 15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고양이도 다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려묘로 인한 화재를 막으려면 인덕션 주변에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키친타월 등 가연물을 두지 않는 게 좋다. 작동 잠금 기능이 내장된 인덕션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을 비울 때 인덕션의 콘센트를 뽑거나 전원 스위치 주변에 고양이가 밟아도 켜지지 않는 덮개를 덮는 등 안전장치를 설치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소방 관계자는 “고양이는 점프력이 좋아 전기레인지에 쉽게 오를 수 있고 발바닥 접촉으로 전원을 켤 수 있어 화재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가정은 잠자거나 외출 시 전원을 차단하고, 전기레인지 위나 주변에 가연물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