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 부진에... 정부 석달째 '경기둔화' 진단

입력 2023-04-14 11:34 수정 2023-04-14 14:58
상선 무역선/게티이미지.

정부가 3개월 연속 한국경제를 경기둔화 국면으로 판단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설비투자 등 제조 업황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처음으로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3달 연속 같은 결론이 유지됐다.

경기 둔화 진단은 같지만, 경기 둔화에 이르는 과정을 ‘제조업 중심’으로 적시했다. 기재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현재의 부진은 제조업, (제조업 중에서도) 정보기술(IT), (IT 중에서도) 반도체라는 특정 부문으로 상당 부분 집중돼 있다”면서 “반도체가 수출과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가장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제품 부진으로 작년 동월 대비 13.6% 줄어든 551억200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지속됐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39.8% 급감했다. 무선통신기기도 38.8% 줄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했다. 상승률이 1월 5.2%, 2월 4.8%와 비교해 둔화했다. 다만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8% 상승해 안심하기에는 이른 국면이다.

내수 상황은 반등했다. 지난 2월 소매 판매는 내구재(4.6%), 준내구재(3.5%) 및 비내구재(6.4%) 판매가 모두 증가해 전월 대비 5.3% 늘었다. 3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 매출과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