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대 돈봉투 의혹’에 “송영길, 제 발로 귀국해야”

입력 2023-04-14 10:39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검찰의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수사와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제 발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송 전 대표까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그게 좀 더 당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프랑스 파리경영대학원(ESPC)에 방문 연구교수로 체류 중이다.

검찰은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이 2021년 5월 당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을 수사 중이다. 이 전 부총장과 윤 의원·이 의원은 당시 송 대표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검찰은 지난 12일 윤 의원과 이 의원의 국회 및 인천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송 전 대표 보좌관인 박모씨는 300만원씩 나눠 담은 봉투 10개를 이 전 부총장에게 주고, 이 전 부총장은 윤 의원에게 전달해 민주당 의원 10명에게 준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왼쪽 사진)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뉴시스

조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 보좌관에게 문자 전달했음’ 이런 (문자를 보낸) 게 있기 때문에 그것도 조금 궁색하지 않으냐”고 언급했다.

윤 의원이 자신이 돈 봉투를 전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자 ‘짜깁기’라고 반박한 데 대해서도 “연이어 이런 대화가 있었다는 것 아니냐”며 “객관적으로 볼 때 짜깁기했다는 건 설득력이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연일 언론을 통해 생생한 육성이 나오고 있다”며 “‘짜깁기한 것, 조작한 것’이라는 식으로 하면 더더욱 코너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왼쪽 사진), 이성만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또 검찰의 이번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백현동 사건에 전념하는 동안 반부패 2부는 이 전 부총장 사건에 전념했다”며 “약 3만 건에 달하는 (이 전 부총장 전화) 녹취파일을 계속 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녹취파일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추출하고, 끼워 맞춰 얼개를 만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얼개를 만드는 게 끝나고 이제 추수에 들어가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입국해 조사에 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검찰이 필요하다고 해서 송 전 대표를 소환하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죠”라고 답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