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관광객 태운 버스 충주서 전복…사망 1명

입력 2023-04-13 19:39 수정 2023-04-13 23:04

충북 충주의 한 호텔 앞에서 이스라엘 여행객를 태운 관광버스가 뒤집히면서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탑승객 모두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5분쯤 충주시 수안보면의 한 호텔 앞에서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밀리면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이스라엘 국적의 60대 여성 승객 1명이 사망했고 3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버스에는 이스라엘 국적 관광객 33명과 한국인 운전사와 가이드 등 35명이 탑승해 있었다. 한국인 운전사와 가이드도 중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버스는 경주에서 출발해 안동을 거쳐 숙소인 수안보의 한 호텔로 진입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경사진 S자 오르막길이었다. 목격자들은 버스가 경사로에서 멈췄다가 뒤로 밀리면서 옆으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기어변속 중 차량이 뒤로 밀리면서 전도했다는 버스 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나면서 주변 사람들이 구조에 나서고 119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관광객들과 의사소통이 안 돼 상당한 혼란이 빚어졌다. 한 주민은 “머리에 피를 흘리거나 팔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상처를 입은 관광객들이 고통을 참지 못해 뭐라 외쳐댔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의사소통이 안 돼 구조대원들이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이스라엘 관광객은 남성 11명, 여성 22명 등 모두 33명으로, 히브리어나 아랍어가 아닌 러시아를 구사했다. 대부분 60대 고령자로,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촉발된 유대인의 대규모 이주 때 이스라엘에 정착한 사람들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충주시는 러시아어 통역자들을 긴급 수배해 부상자들이 이송된 병원에 배치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들은 서울 H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 러시아를 경유해 지난 6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와 부산을 거쳐 수안보에서 하루 숙박한 뒤 속초 등지를 방문하고 17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영동에서 난계국악단 정기공연을 관람하던 도중 사고 소식을 보고 받고 괴산의 한 병원을 방문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