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13일 문체부에 따르면 윤 관장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을 만나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윤 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윤 관장의 임기는 2025년 2월 24일까지 1년 10개월여 남았지만 문체부 감사와 미술관 운영 파행을 겪으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미술비평가 출신인 윤 관장은 1980년대 민중미술의 산실인 ‘현실과 발언’ 창립멤버로 참여하는 등 진보진영과 폭넓게 교류해 왔다. 2019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임명됐고,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해 2월 재임명됐다. 미술계에서는 전임 정부 때 재임명된 윤 관장이 ‘알박기 인사’ 논란에 시달렸고, 지난 1월 미술관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사임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0∼11월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인사 논란과 관련해 국립현대미술관 특정감사를 벌였다. 올 1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관장에 대해 일부 부서장들의 갑질을 인지하고도 방관해 직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윤 관장은 “미술관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장기 공석인 미술관 학예실장 임명도 계속 미뤄지는 등 미술관 운영이 파행을 겪으면서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관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인사혁신처에서 관장 공개모집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 관장이 선임될 때까지 미술관은 기획운영단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