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부장’ ‘반도체’ 두 마리 토끼 잡을까…고심 끝 도전장

입력 2023-04-13 12:31

광주시가 ‘반도체’와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작심한 대로 두 마리 토끼를 품에 안으면 4차 산업혁명 핵심인 반도체와 미래차 전환을 앞둔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로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이른바 소부장 특화단지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13일 밝혔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시는 지난달 미래차 국가산단 유치에 이어 소부장 특화단지를 조성해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기로 했다.

시는 민선 8기 전남도와 제1호 상생협력 과제로 선정한 반도체 특화단지를 끌어오기 위해 ‘소부장’을 과감히 포기하는 방안을 한동안 고심했다. 하나를 잡기 위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염일방일(拈一放一)의 논리였다. 하나 더 떡을 집으려다가 양손에 쥐고 있던 떡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경제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는 대전제에 따라 소부장 특화단지까지 꼭 유치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반도체와 소부장 특화단지는 별개로 평가기준 등이 전혀 다르다는 산업부 설명도 감안했다.

광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아차 광주공장(기아오토랜드 광주),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 완성차 공장이 2곳이 가동 중이다. 광주는 연 72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제2의 자동차 생산도시로 자동차가 전체 제조업 매출의 4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종사자만 2만여 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각종 부품 등을 생산하는 1차 협력사는 전국의 3.6%에 불과해 소부장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가 소부장 산업이 발전한 다른 지역에 매몰된다는 여론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자동차 산업을 집적화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2월 전남도와 공동 신청한 산업부의 ‘반도체 특화단지’도 동시에 유치해 초격차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3월 22일부터 4월 12일까지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추가 지정 공모를 진행해 각 지자체로부터 유치 신청을 받았다. 시는 100만 평 규모의 미래차국가산단 조성과 취약한 소부장 산업의 체질 강화를 토대로 미래차 산업발전을 이룬다는 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가 자동차 산업의 사활을 걸고 신청한 산업부의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는 오는 7월 입지가 결정·발표된다.

시 관계자는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 산업이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낙후된 지역경제를 벗어나 활기찬 미래차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소부장과 반도체 특화단지라는 양 날개를 달려고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