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이 쇳물 예비처리 공정 자동화에 성공했다.
포항제철소는 용광로의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AI와 영상인식기술을 이용한 예비처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제강부와 EIC기술부, 포스코DX가 함께 개발했다.
용광로에서 만든 쇳물의 성분을 조정하는 제강 공정은 철강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 공정 중 하나다. 예비처리 공정은 용광로에서 만든 쇳물의 불순물인 슬래그를 1차적으로 제거하고 철강을 깨지기 쉽게 하는 황 성분을 조정한다.
예비처리 공정의 핵심은 쇳물 위를 거품처럼 떠다니는 슬래그를 제거하는 데 있다. 슬래그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불순물이 쇳물에 가라앉아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슬래그를 제거하기 위해 현장 직원들이 모니터 화면을 통해 쇳물을 확인하고 설비를 직접 운전해 슬래그를 긁어냈다. 해당 작업은 작업자의 눈과 손, 감각에 의존해 작업자 간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개발한 예비처리 자동화 시스템은 슬래그를 긁어내는 작업자의 감각을 인공지능이 학습해 자동으로 설비를 운전한다. 또 사람의 눈으로 계측하던 쇳물에 떠 있는 슬래그 양을 열화상카메라와 영상인식시스템을 이용해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불순물 제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쇳물 손실률을 줄이고 쇳물을 통해 생산하는 완제품에 따라 불순물 제거량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포항제철소는 자동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제강공정 관리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포항제철소 제강부 이승헌 부장은 “숙련된 작업자들의 감과 노하우를 학습한 AI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운전자별 작업 편차를 줄이고 슬래그 제거율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모델을 더 개선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 AI 기술이 현장에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