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혼잡도와 잦은 고장으로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최근 승객들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며 이용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승객들은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2량짜리 열차 기준으로 만들어진 탓에 당장 뾰족한 수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김포골드라인 홈페이지 고객센터 게시판을 보면 “압사 사고가 언젠가는 터질 것처럼 보여요” “골드라인 타면서 호흡곤란 올 것 같아요” 등 대형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승객들은 ‘이용객끼리 밀착된 상황에서 온도와 호흡 조절을 위해 에어컨을 켜달라’ ‘과한 탑승을 막아 달라’ 등 개선 요구 의견도 다수 내 왔다.
지난 11일 오전 김포공항역에서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 등을 호소하며 쓰러져 119 구급대 응급처치를 받은 사건을 놓고는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는 탄식이 이어졌다.
한 민원인은 “이러다 진짜 사람 한 명 잡는다”면서 혼잡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김포골드라인 승객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21일에는 전동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김포도시철도 관계자는 “출근 시간대 전동차 혼잡도가 심하다 보니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종종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포도시철도 측도 이용객 과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월 24일부터 출근 시간대 전동차 배차 간격을 조정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3월 학교 개학 등으로 이용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애초에 김포골드라인이 2량짜리 ‘꼬마열차’로 운영되고 있어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 해결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 승강장도 2량 기준으로 건설돼 있기 때문에 이제 와 열차 규모를 늘리기도 어렵다.
열차 혼잡도는 여유(80% 이하), 보통(80~130%), 주의(130~150%), 혼잡1(150~170%), 혼잡2(170% 이상)로 나뉘는데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241%(고촌→김포공항, 2021년 기준)로 극심한 수준이다. 혼잡2 이상이면 열차 내 이동이 불가한 것은 물론 몸이 밀착돼 팔을 들 수조차 없을 정도다.
김포시는 내년 9월 전동차 6편성(12량)이 추가로 투입되면 이용객 과밀 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그전까지 혼잡도를 완화할 당장의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포 택지 개발로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충분히 생겨나지 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안전시설을 보완하고 질서 유지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며 “역사와 연결되는 버스 노선도 신설했으나 시민들이 정시성 때문에 철도로 몰리다 보니 큰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