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4시 20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앞길에 적막이 흘렀다.
이날은 21차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특새)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특새 기간에는 보통 이른 새벽에도 교회 주변이 인파로 가득한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의문은 교회 본당에 들어서자 풀렸다.
불 꺼진 본당에는 이미 특새에 참여하기 위해 2시간 전부터 교회에 도착한 교인들이 빼곡하게 앉아 묵상 기도를 하고 있었다. 본당은 6500석인데 이날 특새에는 교회 부속실과 유튜브 생중계 동시 접속자까지 1만 3000여 명이 기도로 새벽을 깨웠다.
특새는 ‘하나님께서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는 주제로 10일부터 엿새 동안 진행된다.
이 기간 메시지는 릭 워렌(미국 새들백교회) 크리스천 소니아(루마니아호프교회) 오스 기니스(베스트셀러 ‘소명’ 저자) 데이비드 브루스(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부회장) 목사와 케빈 브라운 미국 에즈버리대 총장 로버트 노리스 세계개혁주의연합회 이사장이 영상을 통해 전한다. 김한요(베델교회) 강준민(미국 새생명비전교회) 박신일(그레이스한인교회) 목사는 교회를 찾았다.
예배당을 가득 메운 교인을 향해 ‘특모닝(특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이라 인사하며 설교단에 오른 오정현 목사는 “코로나로 비대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온라인으로 전 세계가 연결됐고 우리 교회도 ‘글로벌 특새’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면서 “특새를 통해 복음의 열정을 회복하고 세상의 불순물이 끼지 않는 생애를 사는 길을 열자. 흔들림 없는 은혜를 구하자”고 권했다. 교인들은 “아멘”이라고 답하며 두 손을 모았다.
메시지는 데이비드 브루스 목사와 강준민 목사가 전했다.
브루스 목사는 “12명의 제자는 주님의 ‘가라’는 명령을 따라 사도로 살았다”면서 “이 자리의 교인들도 그 명령을 따라 이웃을 주님께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복음을 듣고 주님이 주시는 말씀에 반응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끈질긴 감사기도의 능력’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한 강 목사가 설교단에 서자 예배당에 정적이 흘렀다.
강 목사는 “생존해야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서 “하나님의 사람 다니엘은 기도로 살았고 어떤 상황에도 신앙인의 삶을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 목사는 “기도를 최우선에 두고 기도에 담긴 거룩의 비밀을 캐내라”면서 “하나님을 신뢰하며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긴 뒤 기도하라”고 권했다. 그는 “이 기도 끝에는 늘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기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시간이 넘도록 이어진 특새에 참석한 교인 중 일부는 준비된 순서가 모두 끝난 뒤에도 자리에 앉아 기도를 이어 갔다.
임정애 성도는 예배 후 교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부흥보고 은혜 게시판’에 남긴 신앙고백을 통해 “특새는 믿음의 폭이 광폭으로 넓어지는 자리로 마른 뼈 같았던 나의 신앙이 기도로 가득 차도록 이끈 자리”라면서 “하나님이 허락하셔서 평양에서도 특새가 열리고 그 자리에도 내가 서 있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