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수영장 즐긴 파주시장·시의원… ‘황제 수영’ 뭇매

입력 2023-04-13 06:51 수정 2023-04-13 10:13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이 파주시가 위탁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장면. 수영장 이용이 제한된 오전 8시 이후에 수영을 하고 있어서 '황제 강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파주시가 민간업체에 위탁운영하는 한 수영장에서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이 수영장 점검시간에 수영 강습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김 시장과 목 의원은 “강습 직후 시민들이 불편할까봐 10분 정도 늦게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가 위탁운영하는 수영장에서 시장과 시의원이 ‘특혜’로 비칠 만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2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김 시장과 목 의원은 운정 스포츠센터에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 넘게 오전 8시부터 1시간 정도 주3회 수영 강습을 받았다. 이 수영장은 오전 6시부터 7시50분까지 1부가 운영하고, 2부는 오전 9시부터 운영된다.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는 수영장 점검시간으로 이용이 제한된다.

수영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김 시장과 목 의원의 이 같은 강습이 ‘황제 강습’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일 파주시장과 목진혁 파주시의원이 파주시가 위탁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장면. 수영장 이용이 제한된 오전 8시 이후에 수영을 하고 있어서 '황제 강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MBN 보도화면 캡처

한 이용자는 연합뉴스에 “시장과 시의원이 대부분 7시50분이 지나 수영장에 나타나 강사로부터 강습을 받았다”며 “시장과 시의원이니까 그 시간에 따로 강습받지, 일반 시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시민들은 규칙대로 움직이는데 시장과 시의원은 황제강습을 받는 모습에 어이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포츠센터 측도 시장과 시의원이 오전 8시가 넘어서 수영장을 이용한 사실은 일부 시인했다. 스포츠센터 관계자는 “1주일에 3차례 하는 건 맞는다”면서도 “시민들이 불편해할까봐 오전 7시30분 정도에 와서 30분 정도 수영을 하고 간다”고 해명했다. 오전 8시 이후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붐비니까 그 시간에 잠깐 한두 번 정도 알려드린 적은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시장과 목 의원은 모두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황제수영’이라는 엄청난 레토릭을 담아놓으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시장은 “강습 직후는 샤워장이 붐벼 시민분들께 불편을 드리지는 않을까 해서 10분 정도 늦게 나갔을 뿐이다. 그것도 매일도 아니고 한두 번 정도”라면서 “이런 내용을 시민분들께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목 의원도 “이제 갓 수영을 배우는 단계라 (몸이) 물에 잘 뜨지 않아 연습하다 보니 한두 번 오전 8시가 넘은 적이 있다”면서 “1부 수업이 오전 7시50분에 끝나면 시민들이 샤워장에 몰리기 때문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8시가 넘어서 수영장에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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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