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측 변호사’ 정철승, 성추행 피소…CCTV 보니

입력 2023-04-13 05:15 수정 2023-04-13 09:46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술집 내부 CCTV에 찍힌 정철승 변호사와 후배 여성 변호사 A씨.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문제의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술집에서 정 변호사와 후배 변호사 A씨가 다른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갖던 중 정 변호사가 A씨의 손을 여러 차례 잡는 등 신체 접촉 정황이 담긴 식당 내부 CCTV 영상을 12일 TV조선이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술집 내부 CCTV에 찍힌 정철승 변호사와 후배 여성 변호사 A씨.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영상에 따르면 당시 정 변호사는 맞은편에 앉은 A씨의 몸쪽으로 손을 뻗거나, A씨의 손을 잡아당겨 만지고, A씨가 손을 피하는데도 또다시 손을 잡았다. 식사를 마친 뒤 술집을 나서면서는 A씨 옆에 바짝 붙어 등쪽에 손을 대기도 했다.

A씨는 “(정 변호사의) 손이 (내 가슴 쪽으로) 쑥 들어올 때 머리가 하얘졌다”며 “정말 몸이 굳어버렸다”고 매체에 토로했다. 식사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허리를 이렇게 잡더니 콱 하고 당겼다. 등까지 쓸면서 놓아주더라. (나온 뒤에) 너무 무서워서 막 달렸다”고 설명했다.

후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A씨는 직접 CCTV를 확인한 뒤 정 변호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를 요구했지만, “내가 그 술자리에 (당신을) 불렀던 것도 아니고 귀하가 자기 발로 왔던 자리인데 이게 무슨 막돼먹은 짓이냐” “장난질 치고 싶으면 한번 해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지난 10일 정 변호사에 대한 강제추행치상 혐의가 담긴 고소장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접수했다. 고소장에는 당시 술자리에서 정 변호사가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A씨의 가슴으로 손을 뻗어 수초간 눌렀고, A씨에게 반복적으로 손을 달라고 요구해 만지거나 허리를 감싸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후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 TV조선 보도화면 캡처

피소된 이후 정 변호사는 피해자 A씨와 변호사 30여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오히려 내가 피해자”라는 글을 올려 2차 가해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대화방엔 정 변호사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항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이에 정 변호사는 “술잔을 치워주기 위해 손을 뻗었고, 얘기를 잘 들으려 가까이한 것” “A씨가 먼저 자신의 손이 특이하다고 말해서 만졌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서도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그는 “A씨 주장처럼 가슴을 만지거나 이런 행위가 전혀 아니었고, 손을 잡은 것도 A씨가 자기 손 얘기를 하기에 잡아서 본 것이다. 그 외에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악수한 게 전부”라고 뉴시스에 주장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사과하라고 하니 경찰에 고소를 했다면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며 “A씨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