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역배우 시킨다니 친구가 절교하자고…” [사연뉴스]

입력 2023-04-13 00:06 수정 2023-04-13 09:38
국민일보 DB

연예인은 꾸준히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힙니다. 유튜브와 SNS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길도 열렸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특성상 기복이 심하고 늘 타인의 시선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이를 꿈꾸는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연예계에 데뷔시키겠다고 했더니 ‘절교하자’는 친구 때문에 고민이 깊은 부모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키즈모델, 아역배우가 아동학대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쓴 A씨는 “딸이 워낙 ‘연예인 연예인’ 노래를 불러서 오디션이라도 보자고 프로필 사진을 찍고 왔다”며 “(촬영) 후반에는 조금 힘들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는 재밌어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문제는 지인 모임에서 업계를 잘 아는 친구를 만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A씨는 “방송 쪽에서 일하는 친구 하나가 ‘아역배우나 키즈모델을 시키는 건 부모 욕심’이라며 솔직히 아동학대니 시키지 말라고까지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친구의 질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에 따르면 친구는 “프로필 사진 찍는 건 지금이나 재밌어하지 실제로 촬영 현장에 가면 3~4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6시간 이상 촬영해 (아이들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힘들어한다”며 “하기 싫어하는데 부모가 화내면서 (아이를) 다그치는 걸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꼴을 내 친구한테서까지 봐야 하냐”는 친구의 강도 높은 발언에 A씨는 기분이 상했다고 합니다.

A씨는 “저도 좀 언짢게 말했더니 친구가 ‘애한테 그런 거 시킬 거면 그만 보자’고 한다”며 “일하면서도 많이 보는데 주변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게 싫다고,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애 엄마가 아이 인스타 운영하는 것 지켜볼 자신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심란해진 A씨는 “키즈모델이나 아역배우가 친구와 관계를 끊을 정도로 인식이 안 좋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네이트판 캡처

댓글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애가 싫다는데 부모가 나서서 시키면 학대지만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들도 분명 있다. 아이가 힘들어 보이면 부모가 알아서 그만두게 할 텐데 대놓고 상대 앞에서 손절하네 말하는 게 더 개념 없는 것 같다”는 글이었습니다.

친구가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가족이 PD라고 밝힌 네티즌은 “친구가 (사연자) 아이한테 애정이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촬영장에서 일한 적 있다는 네티즌은 “진짜 아역배우들 촬영하려고 잠 참아가며 기다리는데 잘 못하거나 PD 마음에 안 들면 5분 만에 다른 애로 바꾸는 환경”이라며 “그런데도 아이 엄마가 광고 받아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는 거 보면 꼴값 같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 어리고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아이를 어른 사회에 내보내는 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절교하자는 친구 반응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역배우들의 고충을 생각해 욕심을 버리라는 친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