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꾸준히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힙니다. 유튜브와 SNS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길도 열렸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특성상 기복이 심하고 늘 타인의 시선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이를 꿈꾸는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연예계에 데뷔시키겠다고 했더니 ‘절교하자’는 친구 때문에 고민이 깊은 부모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키즈모델, 아역배우가 아동학대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쓴 A씨는 “딸이 워낙 ‘연예인 연예인’ 노래를 불러서 오디션이라도 보자고 프로필 사진을 찍고 왔다”며 “(촬영) 후반에는 조금 힘들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는 재밌어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문제는 지인 모임에서 업계를 잘 아는 친구를 만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A씨는 “방송 쪽에서 일하는 친구 하나가 ‘아역배우나 키즈모델을 시키는 건 부모 욕심’이라며 솔직히 아동학대니 시키지 말라고까지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친구의 질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에 따르면 친구는 “프로필 사진 찍는 건 지금이나 재밌어하지 실제로 촬영 현장에 가면 3~4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6시간 이상 촬영해 (아이들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힘들어한다”며 “하기 싫어하는데 부모가 화내면서 (아이를) 다그치는 걸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꼴을 내 친구한테서까지 봐야 하냐”는 친구의 강도 높은 발언에 A씨는 기분이 상했다고 합니다.
A씨는 “저도 좀 언짢게 말했더니 친구가 ‘애한테 그런 거 시킬 거면 그만 보자’고 한다”며 “일하면서도 많이 보는데 주변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게 싫다고,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애 엄마가 아이 인스타 운영하는 것 지켜볼 자신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심란해진 A씨는 “키즈모델이나 아역배우가 친구와 관계를 끊을 정도로 인식이 안 좋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댓글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애가 싫다는데 부모가 나서서 시키면 학대지만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들도 분명 있다. 아이가 힘들어 보이면 부모가 알아서 그만두게 할 텐데 대놓고 상대 앞에서 손절하네 말하는 게 더 개념 없는 것 같다”는 글이었습니다.
친구가 진심어린 조언을 해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가족이 PD라고 밝힌 네티즌은 “친구가 (사연자) 아이한테 애정이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촬영장에서 일한 적 있다는 네티즌은 “진짜 아역배우들 촬영하려고 잠 참아가며 기다리는데 잘 못하거나 PD 마음에 안 들면 5분 만에 다른 애로 바꾸는 환경”이라며 “그런데도 아이 엄마가 광고 받아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는 거 보면 꼴값 같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직 어리고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아이를 어른 사회에 내보내는 건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절교하자는 친구 반응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역배우들의 고충을 생각해 욕심을 버리라는 친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