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준비는 계속된다…컬리 넓히고, 오아시스 좁히고

입력 2023-04-13 06:07
'BC바로 컬리카드'. 마켓컬리 제공

컬리는 넓히고, 오아시스는 좁히고…. 상장을 철회했던 이커머스 업체 컬리와 오아시스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장 재도전을 앞두고 각각 확장과 집중이라는 정반대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컬리는 ‘뷰티컬리’ 론칭으로 화장품 카테고리까지 판매 범위를 넓혔다. 반면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며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컬리페이를 론칭한다. BC카드와 함께 선보인 컬리 전용 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면 사용액의 최대 12%가 적립된다. 컬리는 결제 정보를 등록으로 고객 이탈을 막는 락인 효과(Lock-in)를 기대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고객에게 빠르고 안전하며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컬리페이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컬리는 앞서 ‘뷰티컬리’를 론칭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도 했다. 뷰티 상품은 식품 대비 평균 객단가가 3배 높고 물류 및 배송 생산성이 높다. 또 동남권·평택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반면 오아시스는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오아시스지만 최근 온라인 매출 비중이 75%까지 올라왔다. 오프라인 점포를 100곳까지 늘리겠다던 기존 계획도 수정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잠실점’이 영업을 종료했고 지금까지 압구정2호점, 대치2호점, 분당정자점, 능동점이 폐점했다. 4월 기준 오프라인 점포 수는 총 57곳이다.

오아시스마켓 본사. 오아시스 제공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도심형 물류센터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점포는 남기고 지역이 겹치거나 규모가 작은 곳은 통폐합하고 있다”며 “온라인 또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물류센터와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것을 신규 비즈니스 계획으로 언급한 적 있다.

전문가들은 배송 방식에 따른 비용 차이가 이런 전략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컬리는 거점별로 상온·냉장 센터가 달라 합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 측면이 있다. 이를 물류센터 확장과 마진율이 높은 뷰티 사업으로 적자 폭을 축소하고 있다. 반면 오아시스는 스마트 물류센터에서 합포장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해 불필요한 비용을 덜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의 차별적 전략은 결국 경영 효율화와 미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컬리는 론칭한지 1년도 안 됐고 자체 페이에 따른 고객 전환율도 지켜봐야 한다. 오아시스는 국내 대기업(이랜드리테일, KT알파)과의 협업으로 회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규 회원의 재구매율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