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제천 산불 당시 충주의 청년모임에 참석해 술자리를 가졌다는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김 지사 측은 당초 물만 마셨다는 입장에서 술판을 벌이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폭탄주 20잔을 마셨다고 주장해 진실 공방까지 번졌다.
박 도의원은 1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제조한 일명 폭탄주로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잔”이라며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었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박 도의원은 “마시지 않았다던 술은 어느새 한 잔이 됐고 한 잔 뿐이라던 술은 다시 술판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며 “충북도민은 진실을 원하는데 도지사는 진실을 말할 의지도 용기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김 지사는 지역 청년들과 술을 마시러 간 것이 아니다”며 “한 시간 정도 머물면서 술 한두 잔을 마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부인했던 것은 취재 과정에서 참모진의 말 실수로 여겨진다”며 “청년과 대화 석상에서 술을 마신 점과 노래를 불러 제기된 비난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김 지사가 산불 현장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 지휘체계를 어지럽혀 진화 작전에 혼선을 주는 등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내린 고심에 찬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결코 술판이 벌어질 상황이 아니었다.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민들께 제발 일 잘하는 도지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싶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도지사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 새삼 통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일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 이번 일로 충북도정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