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제천 산불 당시 충주의 청년모임에 참석해 술자리를 가졌다는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박진희 도의원이 복수의 동석자에게 확인한 당시 상황과 사진을 공개하면서다. 김 지사는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은 모양새다.
박 도의원은 1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제조한 일명 폭탄주로 두 시간 동안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 잔이라고 한다”며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었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박 도의원은 “도지사가 폭탄주를 마셔대는 그 시간 도민들은 화마의 위협을 피해 대피까지 한 상황이었다”며 “취기에 흥겨워 노래를 불러대는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먼 산 불구경한 듯 내팽개치고 새빨간 거짓말을 끊임없이 내뱉는 도지사에게 160만 충북 도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그의 어리석음도 더 이상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 지사가 갔던 술집 주인 A씨는 기자회견장에서 김 지사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A씨는 “김 지사가 행사 후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20여잔 마셨다면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결코 술판이 벌어질 상황이 아니었다.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사전에 예정된 수 십명의 청년들과 소통하는 자리이었고 대화 주제가 청년창업, 저출산, 청년취업, 귀농귀촌 문제 등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머문 시간은 50분 정도이고 대화 내용을 모두 채록해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도민들께 제발 일 잘하는 도지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싶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도지사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 새삼 통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모든 일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며 “이번 일로 충북도정이 흔들리지 않아야하며 그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