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출 문건 “北 열병식 공개 ICBM, 비작동 가능성”

입력 2023-04-12 05:57 수정 2023-04-12 08:11

온라인에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문건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과대 포장했다는 정보당국 평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지난 2월 8일 열병식 때 다수의 ICBM급 이동식발사차량(TEL)을 공개한 것에 대해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을 탑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정부 비밀(secret) 표시 문건을 확인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온라인에 유출된 1급 기밀과 비밀 문건 50건을 검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당시 최신형인 화성-17형 ICBM을 탑재한 TEL 11기와 신형 고체연료 추정 ICBM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최대 핵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종대들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 역량을 과시해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건은 그러나 북한의 이런 행동 의도에 대해 “아마 미국에 충분한 핵 위협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미사일 전력의 역량을 실제보다 더 우수한 것처럼 연출하고 실제 미사일이 피해를 볼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작동하지 않는 체계를 열병식에 등장시켰다”고 분석했다.

문서는 또 북한이 내년까지 “(미사일) 시험과 관련된 어려움과 자원의 제약 때문에 아마 열병식에 선보인 모든 ICBM급 TEL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운용 가능한 미사일을 탑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북한은 때때로 퍼레이드에서 모형을 전시했다”면서도 “이 문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