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황지해(47) 작가가 중국의 유명 플라워쇼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황 작가는 다음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정원박람회 ‘2023 첼시플라워쇼’의 쇼가든 부문에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초대됐다.
황 작가는 안성연 작가와 협업한 정원 작품 ‘나비춤’이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국제 정원쇼 ‘2023 그레이터베이플라워쇼’에서 금메달을 받아 17일까지 전시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그레이터베이플라워쇼에는 한국, 영국, 프랑스, 미국, 호주, 일본 등 13개국 80개 전시업체가 참여했다. 황지해·안성연 작가의 ‘나비춤’은 경쟁 부문에 출품한 9개 정원 작품과 경쟁해서 최고 메달을 받았다.
황 작가에 따르면, ‘나비춤’은 나비의 춤사위를 시각화해 철새 도래지이자 내륙 생태계의 연결 고리인 선전의 강줄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선전항의 폐컨테이너 등을 재활용해 정원을 만들었다.
황 작가는 오는 5월 23일 시작되는 첼시플라워쇼의 쇼가든 부문에 ‘치유의 땅: 한국의 산’을 출품한다. 한국의 어머니산인 지리산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지리산 동남쪽 산청 지역의 약초 군락을 정원으로 옮긴다.
매년 30개 안팎의 정원이 전시되는 첼시플라워쇼에서 쇼가든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첼시플라워쇼의 중심부에 쇼가든이 전시되며 관객과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올해 쇼가든 부문에는 황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모두 12개의 정원이 출품돼 경쟁을 벌인다. 주최측은 전시가 시작되기 전날 ‘로얄데이’를 갖고 쇼가든 부문의 메달 수상작을 발표한다.
이미 발표된 쇼가든 라인업을 보면, 첼시플라워쇼에서 14개의 금메달을 받은 크리스 비어드쇼를 비롯해 ‘첼시플라워쇼의 왕’으로 불리는 마크 그레고리, 런던올림픽공원 설계자 사라 프라이스, 영국의 스타 가든디자이너 개빈 맥윌리엄스 등이 포함됐다.
황 작가는 2011년 처음 참가한 첼시플라워쇼에서 ‘해우소: 근심을 털어버리는 곳’이란 작품으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2012년에도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정원’으로 금메달과 그 해 신설된 회장상을 휩쓸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