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국내 최초 전기차 공장 '첫삽'… 2030년까지 24조원 투자

입력 2023-04-11 16:15 수정 2023-04-11 16:49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전 세계 전기차 ‘톱3’ 진입을 위한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연간 151만대를 생산하고 전기차 31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도 화성의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세우는 완성차 공장이자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3만평 상당의 부지에 약 1조원을 쏟아 붓는다. 2025년 하반기까지 15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해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곳에선 기아가 주력하고 있는 PBV(목적기반차량)를 생산한다. PBV는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자동차를 지칭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용 플랫폼에 상부 차체를 결합하는 구조다. 사무실, 식당, 카페, 숙박 등에서의 용도에 맞게 내·외부 디자인, 좌석 배치 등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첫 중형급 PBV를 시작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토랜드 화성 공장에는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한다. 기존 완성차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차체에 기계나 근로자가 부품을 조립하는 식이다. 여기에 ‘셀 방식’을 도입한다. 가공·조립·이송·검사 등 전 제조 과정이 차 한 대 규모의 작은 공간(셀)에서 이뤄지는 걸 말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에 첨단 지능형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유연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한다.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줄이는 건식 부스를 운영한다. 자연채광을 활용하고 제조 공정을 축소해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 대비 약 20% 줄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전기차 중장기 전략도 공개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량을 연간 151만대(현대차 75만대, 기아 76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은 364만대(현대차 185만대, 기아 179만대)로 늘린다. 올해 하반기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내년 현대차 아이오닉7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또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차급의 전용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