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우리집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거야?… SK에코, 자동집하시스템 구축

입력 2023-04-11 15:54 수정 2023-04-11 18:52
아파트 개별 가구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스템 투입구에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 SK에코플랜트 제공

집 안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배출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인공지능(AI) 로봇이 분리 수거를 대신해주는 기술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사에서 글로벌 환경설비 전문기업 엔백(ENVAC)과 모든 분야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자동집하시스템 ‘통합 웨이스트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스템은 아파트 각 세대나 층별로 설치된 투입구에 쓰레기를 넣으면 진공 흡입을 통해 집하장까지 자동으로 보내주는 장치다. 쓰레기더미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을 걸어 내려가 집하장까지 나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쓰레기는 알아서 정해진 장소에 모이니 주민끼리 쓰레기를 제대로 버렸네, 아니네 하면서 부딪칠 일도 없다. 다만 기존 자동집하시스템은 음식물과 일반폐기물만 버릴 수 있었다.

SK에코플랜트가 개발하려는 시스템은 재활용 폐기물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버릴 수 있는 장치다. AI 기술을 적용해 무인로봇이 스스로 재질과 오염도에 따라 폐기물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플라스틱과 캔 등 재활용 폐기물 선별 기능을 먼저 적용한 뒤 재활용 가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종류별로 분리된 폐기물은 적합한 재활용 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운송 플랫폼과 연계하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스템 개념도. SK에코플랜트 제공

송영규 SK에코플랜트 에코스페이스BU 대표는 협약식에서 “차별화된 솔루션을 확보해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자원순환율을 높이고 입주 고객들에게는 더 나은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주거상품을 만들 것”이라며 “공동주택뿐 아니라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다른 건축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1년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59.5%에 그쳤다. 폐기물을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난방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재활용에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 재활용률은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송영규 SK에코플랜트 에코스페이스BU 대표(왼쪽)와 정영훈 엔백 대표이사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분리 배출된 재활용품은 다시 선별시설로 보내져 세부 분류 작업을 거친다”며 “매년 배출되는 폐기물양은 증가하는 반면 분류 작업은 대부분 한정된 인력의 수작업으로 진행돼 작업 환경도 열악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공동주택 프로젝트 시공 및 운영 경험을, 엔백은 자동집하시스템과 설계 및 관리 경험을 공유하며 생활폐기물 배출 및 선별 시스템 개발에 협력한다.

정영훈 엔백 대표이사는 “생활 폐기물 전 분야에 걸친 자동집하시스템 구축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의 초석을 다져 갈 것”이라며 “더욱 발전된 기술을 토대로 효율적 자원 순환을 위한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