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이어 EPL 통산 100호골 금자탑을 세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자신을 향한 관심에 압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 시즌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변명하고 싶지 않다” “더 나아질 수 있다”며 팀과 자신의 반등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부진에 대해 “만약 변명을 하려 했다면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었겠지만 나는 ‘그건 진짜 내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미 벌어진 일이고 나는 내가 톱 레벨이 아니었다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에서 23골을 퍼부으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득점왕이다. 이번 시즌에는 전반기 리그 3골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후반기 들어 4골을 더 추가하며 최근 EPL 통산 100호골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시즌은 환상적이었고 득점왕이 된 건 내게 놀라운 자신감을 심어준 마법 같은 일이었다”면서도 “새 시즌이 되자 사람들은 ‘손흥민은 득점왕이야’라고 말하며 엄청난 활약을 기대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게 우리가 플레이하는 이유다. 나는 압박감을 사랑하고, 이는 내가 완벽한 선수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난 여전히 성장할 수 있고 (시즌) 마지막 8경기는 나와 팀 모두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날 현재 16승 5무 9패(승점 53)로 리그 5위다. 이번 시즌도 무관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를 쟁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한다. 골득실로 3~4위에 있는 뉴캐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6)와는 1경기 더 치른 채 3점 뒤져있다. 하위권인 사우샘프턴, 에버턴에 무승부를 거두며 침체됐지만, 최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EPL 100골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EPL 100골은 훌륭한 일이었지만 더 중요한 건 승점 3점을 획득한 것”이라며 “승리를 거두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싸웠고 이뤄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남은 8경기에서 3골을 추가하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다. 지난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친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